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및 현지화,
사회 공헌에 답 있다!

‘사회공헌활동(社會貢獻活動)’이란 사회를 위해 힘을 써 이바지하는 활동을 총칭한다.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사회공헌활동이 기회비용 대비 긍정적 영향력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명제는 과연 사실일까?

글. 신형덕(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사회공헌활동의 긍정적 영향력

중소기업과 사회공헌활동, 이 두 단어는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사회공헌활동은 주로 대기업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사회에서 큰 이익을 실현한 기업이 그 이익 중 일부를 환원하기 위해 기부나 지원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한다. 이것은 기업 성장에 도움을 준 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써, 사후적 조치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수행되는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즉, 사회에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도우면서 동시에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공헌활동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장을 추구하는 중소기업도 나름대로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자는 신호이다. 창립 초기부터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던 A사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A사는 1996년에 설립된 금속제 식탁용품 제조업체다. 이 기업은 포크, 스푼, 나이프 등 식탁용품 생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이에 설립 당시부터 외국 시장을 대상으로 삼았다. A사는 1999년부터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하여 2005년 2천 만 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어, 2008년에는 300억 원, 2015년에는 600억 원의 매출을 이루어냈다. 이제는 금속제 식탁용품 세계 1위의 생산업체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이 기업의 식탁용품은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과 유럽의 여러 유명 기업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2010년 전후로는 금속제 식탁용품뿐만 아니라 여성용 가방에 부착되는 금속제 액세서리 생산도 시작했다. 코치나 마이클 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는 회사 총 매출의 25%를 상회할 만큼 비중을 높였다.
이 기업의 성공 가도의 이면에는 비결이 있다. 창립 초기부터 뛰어난 금형 기술과 열처리 기술, 연마 공정, 도금 역량 등은 식탁용품에서의 우수한 품질을 가능하게 했다. 여성용 가방의 금속 액세서리 제조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게 했으며, 탁월했던 이 기업의 외국 마케팅 능력은 여러 유명 회사의 OEM 수주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수준이 높은 기업이라고 해도 미국과 유럽의 유명 기업들과 OEM 계약을 체결할 만큼 신뢰를 쌓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식기제조업은 노동집약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OEM 계약에 있어서 낮은 제조원가는 필수적인 경쟁요소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도 세계 1위의 지위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A기업은 어떤 강점이 있었던 것일까?
윤리적 기업 이미지 + 정서적 반감 저하

A사는 노동집약적인 식기제조업의 특성을 설립 초기부터 인식했다. 이에 따라 여러 동남아 국가들을 조사한 끝에 처음부터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생산의 국제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추구했다. 지금도 한국의 본사에는 30명 정도의 직원이 있지만, 베트남에는 2천 명의 공장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물론 노동비 절감이라는 장점과는 반대로, 해외 공장 설립에 따른 어려움도 존재한다. 외국에 생산시설을 둔 기업이 가진 공통적인 당면과제는 현지의 정부, 일반 대중, 그리고 근로자와의 관계다. 특히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의외의 복병이 되곤 한다.
이에 대해 A사는 베트남 사회에서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현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입지를 마련했다.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은 생산비 절감에만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다. 미국과 유럽 유명 회사들의 신뢰를 얻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실 서구 사회에서는 거래대상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윤리적 기업인가를 민감하게 조사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 책임 활동에 대한 국제기준인 ISO 26000은 이미 2001~2004년의 준비기간과 2005년~2010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0년에 제정되었다. 비록 이 기준이 현재 거래기업 선택에서 의무조항은 아니며 중소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되기 힘든 측면도 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사회적 책임 수행활동이 얼마나 중시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A사가 베트남에서 수행했던 사회공헌활동은 미국과 유럽의 유명 브랜드 기업들에 높은 기술력과 매력적인 저가격에 더하여 안정적 거래처로서 신뢰를 심는 것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중소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존재한다. 사회공헌활동과 경쟁력을 잇는 통로에는 ‘신뢰’라는 관문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사회공헌활동이 보여주기식 일회성 행사로 그칠 때에 사람들은 그 활동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 사회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성장을 추구한다는 진정성에서 이루어지는 사회공헌활동은 거래처와 일반 소비자에게 강한 신뢰의 메시지를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 참조 자료: 박철, 강유리(2012). 중소기업의 CSR 프로세스와 그 성공사례에 관한 연구, <중소기업연구>, 34권 2호, 1-21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