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경제와
뉴노멀(New Normal) 2.0

“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의 삶과 생활이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고, 개인은 물론, 국가 간에도 새로운 기준과 표준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은 ‘3차 세계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의 기존 경제 질서를 붕괴시키고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글. 이재범(명지대학교 산업대학원 교수)
글로벌 경제를 휩쓸고 가는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코로나19는 지나가는 태풍일까? 아니면 하염없이 지속되는 안개 속일까?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불황은 국가와 사람을 가리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만들어진 새로운 경제 질서, 즉 뉴노멀(New Normal)이 정립됐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세계인들에게 이제는 뉴노멀 2.0 시대가 개막됐다. 그 이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의 삶과 생활이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고, 개인은 물론, 국가 간에도 새로운 기준과 표준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3차 세계대전’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의 기존 경제 질서를 붕괴시키고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 3%로 제시했고, 이마저도 코로나19가 2021년까지 지속되어 국가 간 대규모 봉쇄조치가 길어질 경우 마이너스 11%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의 심장부인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사망자 모두 압도적 1위라는 오명과 함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4.8%를 기록했다. 경제 충격이 본격적으로 작용하는 2분기에는 –20%까지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부분 주에서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던 4월에는 실업률이 14.7%에 달했으며, 곧 20%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에서는 지난 한 달 만에 2,600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등 1930년의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실업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도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보다 3.8%가 줄어들었고, 향후 7.7%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해 한국은행은 두 가지 방향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로 세계화에 따른 글로벌 연계성이 강화되었고, 도시화 및 정보화의 진전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크고 빠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세계 주요국의 경제 동반 부진에 따른 간접적 영향으로서 물적교류, 인적교류의 위축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의 훼손으로 진단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전과 후는 분명 다른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시나리오와 뉴노멀 2.0

미국에서 시작된 긱 경제(Gig Economy)는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1920년대 미국에서 재즈 공연의 인기가 높아지자 즉흥적으로 단기적인 공연 팀(Gig)들이 생겨난 데서 유래된 단어다.
현재는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필요에 따라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경제상황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빈부격차와 영리 위주의 비인간적 현대 사회상을 꼬집는 용어로도 쓰인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재편된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각국의 긱 경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을 제외하고 정규직마저 위협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슈를 연구 중인 미국의 사회과학 연구소인 브루킹연구소에서는 반등 곡선의 모양에 따라 경제 회복 형태를 7가지로 구분하였다.
①가파른 경제회복의 V자 형, ②V자형보다 느린 경제 반등의 U자형, ③U자형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넓은 U자형, ④나이키 마크 형태의 스우시(Swoosh)형, ⑤지출 급증으로 회복하다가 꺾이는 Z자형, ⑥회복이 이루어지다가 2차 확산으로 악화되는 W자형, ⑦당분간 회복을 아예 하지 못하는 L자형 등이다.
그렇다면 이중 어떠한 경제 회복 형태가 가장 유력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적 기업 임원과 각국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의 의견을 인용해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V자형 반등을 전망했지만, 지금은 스우시(Swoosh)의 나이키 마크 형태로 지지부진한 경제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포스트 코로나 경제를 이끌어 올린다는 시나리오도 2021년 초까지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된다는 희망적인 해법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글로벌 경제 회복에 관해서 짧게는 1년~3년 이내에 회복할 것이라는 낙관적 의견과 당분간 회복이 어렵고 오랜 기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비관적 의견이 상반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낯선 것과의 조우가 시작된다.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 활동을 방해하고 경영과 투자의 발목을 잡는 각종 해묵은 규제 완화가 선제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향후 제조업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신사업 투자의 선제적 방안이 새로운 표준이 되어 기업의 뉴노멀 2.0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