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커머스와 리테일 테크


최재섭   ||  남서울대학교 교수


*   본 내용은 최재섭 교수(☎ 041-580-2140, logikhan@naver.com)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I. 미디어가 된 커머스

 코로나19는 유통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과 그 전해인 2019년을 비교해보면 그 변화를 확연하게 인식할 수 있다. 2020년에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전년에 비해 5.5%가 성장했다. 유통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온라인 유통은 18.4%가 성장했지만 오프라인 유통은 -3.6%로 역성장을 기록했다[1]. 분명, 코로나 국면에서 확산된 ‘언택트’ 유통의 환경이 기여한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언택트의 확산이 코로나19의 산물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을 듯하다.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에 이미 42%에 달했고,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는 46%에 달했었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의 비중은 그 전부터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었다. ‘온라인’ 유통은 인터넷 쇼핑, 모바일 쇼핑, TV홈쇼핑 등 대부분 홈쇼핑의 형태를 가진다. 홈쇼핑은 “TV, 카달로그, 인터넷, 모바일 등 다수의 매체(Media)를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소개ㆍ판매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전화, 인터넷, 모바일 등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고객이 희망하는 장소까지 배송해 주는 소매업태”를 말한다[2].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매 거래의 거의 절반이 텍스트, TV, 인터넷, 모바일 등 미디어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그 성장세를 감안할 때, 2021년에는 소매시장의 절반 이상이 미디어를 통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가 커머스의 플랫폼이 되는 것은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 시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상권(商圈)’이 충족되어야 한다. 상권(Trade Area)은 “어떤 상점이나 쇼핑센터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구매 가능한 잠재력이 있는 고객들이 존재하는 지리적 공간”을 의미한다[3]. “지리적 공간”에 모이던 “잠재력 있는 고객”들은 TV, 인터넷, 모바일 기기 등 미디어로, 그리고 “사이버 공간”으로 모이는 장소를 바꿨다. 커머스는 고객을 쫓아 새로운 상권을 창출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미디어는 거대한 커머스 플랫폼이 되었다. 플랫폼의 성격 가운데 하나인 ‘매개’로서 생산자와 수요자, 판매자와 구매자의 사이에서 충실한 매개가 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유통을 바꾼 것이 아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였을 뿐이다.

 


II. 진화하는 유통산업

<자료> 대한상공회의소(2017), Retail Insight 2017.

[그림 1] 유통산업의 진화과정

 산업의 진화를 네 단계로 구분하고 있는 것처럼, 유통산업의 진화도 유통 1.0부터 유통 4.0까지 네 단계로 설명한다[4].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통 1.0은 슈퍼마켓이 등장한 1916년을, 유통 2.0은 슈퍼마켓이 대형화되어 하이퍼마켓으로 진화하는 단계이다. 유통 3.0은 인터넷이 상업적으로 활용되어 전자상거래가 시작된 1995년을, 그리고 유통 4.0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유통의 기술, 즉 “리테일 테크(Retail Tech)”가 되어 옴니채널을 구현한 2010년대 이후를 말한다[4]. 앞에서 언급한 상권 개념에서 보면 유통 1.0과 2.0은 “지리적 상권”이었고, 유통 3.0과 4.0은 플랫폼이 상권이 되고 미디어가 소비자 접점이 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대적인 유통기구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백화점이 서울에 분점을 내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의 신세계백화점의 자리에 있었던 미스코시(三越) 백화점 경성점이 그것이었다. 우리나라에 유통 1.0이 도입된 것은 1968년의 ‘서울슈퍼마켓’의 개점으로 알려져 있다. 개점일에 대통령 부부가 참석해서 테이프 컷팅을 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었고, 고객들이 점포에 들어갈 때 신을 벗고 들어갔다는 일화도 있었다. 유통 2.0은 1993년 신세계가 서울 창동에 첫 번째 이마트를 개점한 것을 꼽는다.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은 1996년에 대외 개방을 단행한다. 이마트는 우리나라 첫 번째 대형마트로, 유통시장 전면 개방에 대한 대비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통 1.0과 2.0은 서구사회의 그것들과 상당한 시차가 있었다. 그런데, 3.0과 4.0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서구사회의 격차는 없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유통산업 경쟁력의 강화 등이 그 격차를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III. 리테일 테크 동향

1. 유통의 진화와 리테일 테크

<자료>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유통 4.0 시대, 리테일 패러다임의 전환, Samjong INSIGHT Issue 54, 2017(필자가 재구성)

[그림 2] 유통의 진화와 리테일 테크

 [그림 2]는 유통산업의 진화를 가져온 동인(Driver)과 각 단계에 실현된 유통산업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유통 1.0과 2.0이 매장의 물리적 확장이었다면, 유통 3.0 이후의 유통산업 진화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진행되었다. 유통 3.0의 동인이 된 기술적 기반은 인터넷, PC, 그리고 모바일이었고, 유통 4.0의 동인이 된 기술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데이터과학(Data Science),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었다[5].
 오늘날 유통산업의 주요 플랫폼이 된 인터넷의 시초는 ARPANET이다. 1960년대에 미국의 국방성이 구축한 ARPANET은 연구목적으로 쓰였고, 1980년대에 미국의 과학재단(NSF)이 구축한 NSFNET은 주로 학술망으로 활용되었다. 이후 1991년에 NSF가 인터넷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인터넷 쇼핑이 시작되었고, 모바일이 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압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5년, 미국에서는 제프리 베조스의 아마존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인터파크가 전자상거래 시대를 열었다. 같은 해, 국내에 TV홈쇼핑이 시작되면서 ‘홈쇼핑’의 시대를 열게 된다.


2. 유통 4.0과 리테일 테크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유통 4.0의 동인이 된 기술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었다. 유통산업에 활용되는 기술들을 리테일 테크(Retail Technology)라고 부른다. 유통은 그 시대의 최첨단 기술들을 유통에 활용하면서 진화를 거듭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기계가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여러 방법과 기술의 총칭”이다[6]. 유통산업에 활용되는 인공지능도 유통현장에서 인간처럼 작동한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Watson’을 탑재한 모바일 앱을 활용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원에게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을 질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하는 아이템을 전화로 얘기하면 Watson을 기반한 쇼핑 도우미가 최적의 아이템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국내의 유통기업 롯데는 IBM의 클라우드 기반의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술인 Watson 솔루션을 활용하여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였다[7].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고객들이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챗봇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상품 추천 및 온라인 픽업 서비스 지원, 매장 위치 안내, 배송까지를 책임지는 서비스이다.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는 공급망의 모든 과정에서 유통의 효율과 효용을 제고하고 있다. 인텔은 IoT를 안전한 식품유통과 관리에 활용한다. IoT 기술을 활용하여 식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고, 변질한 식품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8]. IoT 기반의 공급망 솔루션은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고, 실시간 데이터는 이동 중인 식품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공급망 내 향후 필요 사항에 대한 예측을 지원함으로써 공급망의 효과성을 제고한다.


나. 데이터과학
 데이터과학(Data Science)은 유통과 마케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데이터과학으로 고객의 성향이나 시장 상황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통해 고객의 생애가치(Life Time Value: LTV)를 측정할 수 있고, 이는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에 활용된다.
 소매점의 매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유통기업은 고객의 연관구매(Cross Selling)나 추가구매(Up Selling)를 유도할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를 분석해서 디지털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하고, 시장의 미래 수요를 분석하여 할인가격 또는 변동가격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림 3]의 뉴스 보도처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내어 거기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9].

<자료> 유튜브

[그림 3] 빅데이터 활용 사례


다. VR과 AR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현실공간과 차단된 상태에서 가상공간을 보여주는 기술”이다[10]. 즉, 디지털로 구현한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 현실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공간과 기술을 의미한다.
 스웨덴의 조립식 가구 및 생활용품 브랜드인 이케아(IKEA)는 HTC vive의 VR 스토어에 이케아의 주방가구 체험을 위한 가상현실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게임 플레이어가 주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주방가구 색상을 바꾸는 등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은 실제 자신의 공간에 적합한 가구 구입을 검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11].

<자료> 헬로티, “ 가상현실(VR) 쇼핑 시대, 눈앞에 성큼”, 2017. 6. 20

[그림 4] 이케아의 가상현실(VR) 서비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가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10].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실에 가상의 정보나 이미지를 합쳐서 보여 주는 기술로, 현실 공간 위에 정보가 덧붙여지는 방식을 말한다. 이케아는 상품 카달로그에 증강현실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12]. 이케아는 2014년 카달로그에 있는 90개의 제품을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증강현실로 구현했다.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하는 가구제품을 먼저 선택하고 카달로그를 가구를 놓고자 하는 위치에 놓아두면 앱이 정확한 사이즈와 각도를 계산해 적용된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료> nasmedia, “지금은 옴니채널 시대”, 2015. 1.

[그림 5] 증강현실(AR)이 적용된 이케아의 카달로그 활용 사례

라. 드론, 로봇, 3D 프린팅
 물류 분야에서도 리테일 테크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연방항공우주국(FAA)은 2020년 8월, 아마존이 신청한 드론 배송을 승인했다[13]. 그동안 아마존은 물론 도미노피자 등 이미 여러 회사가 드론 배송을 승인받은 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서비스를 도입하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아일랜드에서 드론배송 기업 만나(Manna Drone Delivery)와 손잡고 고객이 삼성 갤럭시를 구매하면 드론으로 배송하겠다고 밝혔다[14]. 어쨌든 드론 배송의 시대는 이미 도래해 있는 것이다.
 로봇은 이미 유통과 물류현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중국의 허마센셩(盒马鲜生)의 레스토랑에는 로봇이 음식을 서빙한다. 우리나라 쿠팡의 물류센터에서도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의 효율성 강화를 위한 로봇의 등장과 노력도 어쩌면 부질없는 일일지 모른다. 3D 프린팅이 물류의 필요성마저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TerryChoi,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주문하면 드론으로 3분 배송?”, 2021. 3. 29.

[그림 6] 삼성전자의 드론배송 사례


 


IV. 커머스가 된 미디어
1. 미디어와 커머스

 유통 4.0의 시대, 옴니채널의 시대에 미디어는 커머스가 되었다. 사실, 미디어가 유통에 이용된 건 꽤 오래 전부터였다. 1880년대부터 시작된 인쇄매체 홈쇼핑, 즉, 카달로그 홈쇼핑은 미국의 백화점업체인 시어스(Sears)가 시작했다. TV를 통한 홈쇼핑은 사실은 라디오에서 태동했다. 1982년 미국 플로리다의 한 지역 라디오 방송인 WWQT는 광고비 대신에 전동 깡통따개를 떠안게 된다. 뜻하지 않게 떠맡은 깡통따개를 별 기대 없이 라디오 방송에서 팔아봤는데, 이게 완판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고무된 방송사 사장과 PD는 1984년에 세계 최초의 TV홈쇼핑인 HSN(Home Shopping Network)을 시작하게 된다[15].

<자료> 필자가 강의록을 위해 편집한 이미지

[그림 7] 미디어와 커머스

 [그림 7]과 같이 인쇄매체, 라디오, TV등 레거시(Legacy) 미디어가 먼저, 그리고, 이후에는 디지털 TV를 통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T-커머스, 인터넷ㆍ모바일 쇼핑, 소셜커머스 등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는 모두 커머스 플랫폼이 되었다. SNS는 소셜 커머스가 되었고, 유튜브와 OTT(Over the Top)도 커머스 플랫폼이 되었다. 간단히 표현하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인 OTT와 유튜브는 비디오 커머스(V-Commerce)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에 힘입어 커머스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온라인 세상의 유명인사인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이 생산해내는 다양한 유형의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들은 미디어 커머스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2. 크리에이터, MCN,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

 비디오 커머스가 저장된 비디오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보는 ‘온 디멘드’ 형태였다면,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는 그야말로 생방송이다. 비디오 커머스 콘텐츠를 만들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그들의 콘텐츠들을 생방송으로 송출하기 시작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쇼 호스트가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실시간 중계를 통해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다. 반면, 판매자가 시청자와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하면서 자유롭게 묻고 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홈쇼핑보다 사용자 참여도가 휠씬 높다[16].
 1인 미디어 시장은 이미 상당히 경쟁적이다. 2019년 현재, 국내의 MCN 사업자는 이미 100여 개를 넘었고, 1인 미디어 창작자는 3,200여 개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17]. 1인 미디어 콘텐츠의 특성상, 짧은 시간에 시청자에게 유효한 내용을 전달하려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법률과 규제도 이와 같은 우려를 갖게 한다[18].

[표 1] TV홈쇼핑-라이브 커머스 비교

구분 TV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법적지위 TV방송업자, 통신판매업자 통신판매업자, 통신중개업자
진입절차 승인(방송법),
신고(전자상거래법)
신고(전자상거래법)
소비자 보호 전자상거래법 적용 판매업자: 전자상거래법 적용
중개업자: 판매자정보제공 의무만 있음
콘텐츠 심의 방송심의(방심위) 정보통신 심의
생방송 가능 가능
방송통신발전기금 영업이익의 13% 없음
중기상품 편성 55~100% 없음
협력사 공정거래 방송법, 대규모유통업법 등 없음

<자료> 이투데이 : “[라이브 어뷰징 활개](하) 법적 규제 받지 않아 소비자 구제 어려워”, 2021. 3. 25.


 [표 1]과 같이 방송채널을 사용하는 TV홈쇼핑에 부과되는 촘촘한 규제는 라이브 커머스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규제가 느슨한 라이브 커머스에 대해 콘텐츠의 내용,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1인 미디어의 영역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기존의 유통 기업과 대형 포털 등의 각축장이 되었다. [그림 8]은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Naver의 “쇼핑 LIVE”의 화면이다. 24시간 수많은 라이브 커머스가 방송되고 있으며, 방송마다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 만여 명의 시청자가 보고, 구매한다.

[그림 8] Naver의 쇼핑라이브

[그림 9] K쇼핑의 라이브 커머스

 [그림 9]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T-커머스 시대를 연 K쇼핑의 방송화면이다. 디지털 TV의 특성을 살려서, 방송 중에 시청자가 ‘Live K’로 이동하면 라이브 커머스를 선택할 수 있다. K쇼핑의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는 내부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외부의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을 송출하기도 한다. 시청자는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될 수도 있고, 라이브 커머스의 콘텐츠 공급자로 판매자가 될 수도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말했던 ‘세포마켓(Cell Market)’은 실현되었다[16]. 소비자는 모두 ‘스스로 판매할 수 있는 셀슈머(Sellsumer)’가 된 것이다.

<자료> MOBIINSIDE, [유재석의 비틀어보기] MCN 열풍, 누가 웃을까?, 2015. 11. 20.

[그림 10] 미디어와 커머스

 라이브 커머스의 생태계는 크리에이터-MCN(Multi Channel Networks)-플랫폼으로 구성된다[17]. 크리에이터는 커머스 콘텐츠를 만들고 직접 출연하는 인플루언서들이다. 그리고 MCN은 “크리에이터들의 기획사”격으로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하고 콘텐츠 생산을 지원한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와 MCN이 생산한 콘텐츠들을 송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OTT와 인터넷 방송 중심이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네이버, 카카오톡, K쇼핑 등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V. 결론

 유통산업은 변신하고 진화해왔다. 그 과정은 사회와 기술의 진보를 활용하고, 또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유통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ICT 기술을 리테일 테크로 활용했고, 미디어의 진화를 유통에 맞게 개선해서 유통 4.0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렇게 변신하고 진화하는 유통은 소비자의 후생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한다.
 그런데 유통이 활용하는 기술과 플랫폼들은 애초부터 유통을 위해 개발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예상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유통의 발전에 맞춘 법률과 제도가 늘 마련되어야 한다.
 유통의 발전은 진행형이다. 이제 유통은 플랫폼의 발전과 동행하면서 또 다른 유통의 진화를 달성할 것이다.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들은 모두 커머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는 그 미디어들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 모아들이는 플랫폼 커머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1] 디엔피넷뉴스, “202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전년 대비 5.5% 증가”, 2021. 1. 29.
[2] 월간 HOME SHOPPING Vol.1, “응답하라 1995, 21살 홈쇼핑에게”, 2016. 2.
[3] Micheal LevyㆍBarton A. Weitz, “Retailing Management,” IRWIN, 1992.
[4] 대한상공회의소, “유통 4.0시대, 글로벌 유통기업의 혁신 트렌드”, Retail Insight, Vol.1, 2017.
[5] 삼정 KPMG 경제연구원, “유통 4.0 시대, 리테일 패러다임의 전환”, Samjong INSIGHT Issue 54, 2017.
[6]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인공지능, 기계학습, 데이터 마이닝-무엇이 다른가?”, 2018. 1. 2.
[7] 조선비즈 & Chosun.com, “‘왓슨’ 활용한 상품 추천… 지능형 의사 결정 플랫폼 도입”, 2017. 9. 29.
[8] ZOOMLIFE.COM, 2019. 12. 18.
[9] SBS 8 뉴스, “대왕 요구르트 등장…빅데이터가 만든 대박상품”, 2016. 10. 23.
[10] 삼성반도체이야기, “현실에서 디지털 세계를 만나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경계는?”, 2020. 5. 13.
[11] 헬로티, “가상현실(VR) 쇼핑 시대, 눈앞에 성큼”, 2017. 6. 20.
[12] nasmedia, “지금은 옴니채널 시대”, 2015. 1.
[13] IOT전략연구소, YouTube컨텐츠, “아마존 드론 배송의 모든 것”, 2020. 9. 3.
[14] TerryChoi(NAVER포스트), “삼성 스마트론 갤럭시 주문하면 드론으로 3분 배송?”, 2021. 3. 29.
[15] 박성진, 한국의 TV홈쇼핑, 커뮤니케이션북스, 2009. 11. 12.
[16] 최세정, “라이브 커머스: 커머스에 재미와 신뢰를 더하다”, 방송 트렌드 & 인사이트, Vol.23, 2020. 8.
[17]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인 미디어산업 활성화 방안”, 2019. 8. 30.
[18] 이투데이, “[라이브 어뷰징 활개](하) 법적규제 받지 않아 소비자 구제 어려워”, 2021. 3. 25.
[19]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19, 미래의 창, 2018. 10. 24.
[20] MOBIINSIDE, [유재석의 비틀어보기] MCN 열풍, 누가 웃을까?, 201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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