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돈을 부르는 예술’

월 10만 원 그림 투자 재테크 || 쌤앤파커스


글. 양원희

‘오잉? 월 10만 원?’

미술품 수집은 재벌 회장이나 사모님들이 하는 상류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월 10만 원 그림 투자 재테크’라는 제목은 이미 나를 무장해제 시켰다. 더 이상 미술품 수집은 장벽이 높은 취미가 아닌 ‘나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분야로 다가왔다. 게다가 주식보다 안전하고 부동산보다 수익이 좋다니! 게다가 그림도 즐기고 교양도 쌓고 인테리어까지 되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저자 한혜미는 검증된 탑 아트딜러이자 칼럼니스트, 미술애호가이다. ㈜아트노믹스 갤러리K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독자 성향에 맞는 그림 투자 방법까지 체크하여, 초보도 미술 수집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 최고! 미술 투자 입문하기.
  •  내 성향에 맞는 그림 투자 방법을 체크한 결과 역시나, 미술에 관심은 있는데 막상 투자하려니 막막한 상황이다. 그림을 사서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가? 심리적 안정, 라이프 스타일 구축, 문화산업과 예술가들을 위한 후원 등 다 좋지만, 자라나는 새싹을 셋이나 키우는 나로서는 역시 재테크로 얻는 투자수익이 제일 중요하다. 놀라웠던 건 미술투자가 생각보다 빠르게 대중화되고 20~40대의 젊은 층에서도 색다른 취미와 놀이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인해 오히려 접근성은 좋아졌다. 온라인 미술시장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수집가들의 활동이 늘어난 것이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경로도 다양했다. 작가 본인한테 살 수도 있고 갤러리나 아트페어(미술장터), 경매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이 가능한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그림 공동구매’라는 신개념 그림투자였다.
  • 워홀의 작품을 단돈 1만 원에.
  •  가능한 얘기일까? 미술에 문외한인 나도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가 앤디 워홀은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의 그림을 1만 원에? 이게 머선일이고.
    그렇다. 작품의 ‘실물을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권리를 분할해서 소유’하는 신박한 그림 투자의 개념이다. 이렇게 접근하니 부담도 적었다. 일단 큰돈이 들어가지 않고, 작품의 소유권만 구매하면 되니 절차도 간단하다. 아들 셋이 전등과 TV 등 집안 살림을 이미 해먹은 우리 집 같은 분위기에서는 작품 관리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층 더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그러면서도 작품 대신 작품의 증명서를 공동구매자로서 받을 수 있어 왠지 내 취미도 특별해진 것 같다.
  • 평범한 일상에 교양 더하기
  •  책을 읽으면서 참 묘했던 것은 저자가 중간중간 소개한 그림들을 책 속에서 만나다 보니 그림 보는 게 참 재미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 수포자가 되어 숫자하고는 거리가 멀디 멀기에, 주식투자는 골치가 아프고 머리가 복잡했는데, 미술투자는 ‘재미’란 게 있었다. 작가별로, 시대별로, 다른 기법과 색감이 흥미로웠고 그중에서도 나의 ‘취향’이란 게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는 페이지는 몇 번이고 다시 열어서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게 있었다. 그래서 ‘그림을 한 점도 소장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점만 소장한 사람은 없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미술품 수집과 투자는 ‘관심’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평생 볼 수가 없다. 내가 그림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림에 관심을 가지면 작가는 작품 활동을 더 활발히 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이 시장을 활성화 시킨다. 시장이 커지고 미술품 수집과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역사에 남을 화백이 나올 수 있고 우리도 그 역사를 만드는 컬렉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재테크를 넘어선 미술품 투자의 가치다. 매시간 돈의 등락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비과세라는 현실적인 메리트까지 생각한다면 미술품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우리 ‘미술품 투자’라는 블루오션에 함께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