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


김광석   ||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연구본부장
설지훈   ||  파운트 디지털경제연구소 연구원


*   본 내용은 김광석 본부장(☎ 02-451-2353, gsk@agelab.korea.org)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   스마트시티에 대한 정의는 문헌에 따라 매우 다양하나 본 고에서는 가장 포괄적인 정의를 사용하였다.


I. 서론

 스마트시티(Smart City)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 환경, 보건, 교육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디지털 기술들을 활용하여 해결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도시를 말한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향후 글로벌 스마트시티 사업에 투입될 자금의 규모를 발표하였는데, [그림 1]과 같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가 2019년 6,083억 달러에서 2025년 1.12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1].
 스마트시티 부상의 첫 번째 원인은 인구·경제의 변화다. 세계적인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심화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야기하고 이는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장기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감소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존 인프라의 노후화가 진행될 것이다. 또한, 신규 생활 인프라 수요가 감소하면서 현재와 같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의 효용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즉, 이민과 같은 다른 외생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안정적인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 출산율은 2.1명이지만 세계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도시쇠퇴가 발생하는 것이다[2].

<자료> Statista, Spending on smart city projects worldwide from 2019 to 2025, 2020. 4.

[그림 1]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

 스마트시티 부상의 두 번째 원인은 기후·환경의 변화다. 도시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친환경 도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뜨겁다. 실제로 지구 전체 면적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지구 온실가스의 70%는 도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3]. 도시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2018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아이들의 93%가 매일 유해 공기를 흡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4].
 스마트시티 부상의 세 번째 원인은 기술의 발전이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효율적인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디지털 기술들이 도시 내 초연결·초지능을 가시화시킬 것이다. 통신, 도로 등 기존 도시공간의 맥락 속에서 개별적으로 설계된 도시 인프라가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통합·연계되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시의 모습이 탄생할 것이다. 한편, 스마트시티는 지능형 플랫폼(platform)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다. 스마트시티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본 고에서는 급격한 미래사회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세계 각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추진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II장에서는 스마트시티가 가져올 일상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III장에서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을 확인해 보고, IV장에서 국내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과 시사점을 제시한다.

 


II. 스마트시티가 가져올 일상의 변화

1. 스마트 교통

 눈앞에 그려질 첫 번째 변화는 “스마트 교통”이다. 도로환경센서를 통해 지면 온도, 결빙, 적설량, 강우량, 안개, 습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기상여건을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안전운전을 보조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시민들이 복잡한 도시에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요소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이 교통난과 주차난이다. 대중교통과 공유 자동차를 포함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수요예측 모델에 기초해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되고, 유휴 주차공간 정보를 플랫폼에서 공유함으로써 주차난이 해소되는 도시의 모습들이 2021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22년에 등장할 것이다. [그림 2]와 같이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MaaS) 플랫폼을 활용하여 이용자가 자유롭게 니즈에 맞는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시행계획. 2019. 2.

[그림 2]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개념도


2. 건강한 도시

 스마트시티가 지향하는 두 번째 목표는 “건강한 도시”이다. 도시 자체가 확장적 의미의 병원(City as an Extended Hospital)이 되는 것이다. 세종시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에는 도시 내 모든 병원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진료 가능 시간, 전문의료진 상황, 예상 대기시간 등을 관리하는 병원정보 통합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민들에게 신속한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병원들은 인공지능을 도입해, 환자의 검진결과를 판독하고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여 오진율을 최소화해 나간다. 로봇팔을 활용하여 정밀수술을 진행하고, 만성질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을 활용하여 터널, 다리 등의 사고위험을 감시하고, 미세먼지 모니터링 장비 및 제어시스템을 구축하여 공기 질을 건강하게 관리한다.1)


3. 에너지 자립화

 스마트시티는 “에너지 자립화”를 목표로 한다. 공공건물 및 유휴공간에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여 도시 내 필요한 전력을 스스로 생산하고, 시민들이 스마트 그리드를 이용하여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시민이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고, 판매하기도 하며, 소비하기도 하는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 Producer+Consumer)가 된다.

<자료> CAMPUS for SCIENCE & TECHNIQUES

[그림 3] 프랑스 도로태양광과 세종시 자전거도로 태양광 지붕

 [그림 3]과 같이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중국 등의 국가는 도로 태양광(Road Integrated Photo Volatic: RIPV)을 도입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세종시의 자전거도로 태양광 지붕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우수사례가 되고 있다. 2017년에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과 2020년 발표한 『그린 뉴딜』 사업과 맞물려, 전기차·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등의 노력이 집중될 것이다.


4. 초연결 도시

 초연결 도시(Connected City)는 스마트시티가 목적하고 있는 무형의 인프라이다. 먼저, 리빙랩(Living Lab)이 각 지자체에 확산될 것이다.2)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의 모델로 손꼽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대전시 건너유 리빙랩, 성남 시니어 리빙랩, 광주시 청소년 화해 놀이터 등의 사례들이 상당하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허위나 조작이 불가능한 모바일 투표시스템이 확대될 것이다. 시정 운영 등에 관한 시민의 의견이 투명하게 반영되어 시민이 만들어 가는 도시가 구현될 전망이다. 더욱이, 지역화폐를 활용하여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등 효율적 복지행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을 추진할 것이다.

1) 전국 지자체들이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시흥시는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라이다(LiDAR) 미세먼지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지역 수요 기반 스마트시티 비즈니스 창출 모델 개발 및 실증과제의 연구성과로, 2018년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실증도시 선정으로 지원받은 연구비가 기반이 되었다.

2) 리빙랩은 지역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해 시민이 주체가 되어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개방형 실험실을 의미한다.


 


III. 글로벌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

  [표 1]와 같이 스위스 경영개발대학원(IMD)의 세계경쟁력센터는 싱가포르의 기술 설계대학(SUTD)과 파트너십을 맺고 매년 “스마트시티 인덱스(Smart City Index)”를 발표한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는 싱가포르(1위), 헬싱키(2위), 취리히(3위), 오클랜드(4위), 오슬로(5위) 순이다. 부산과 서울은 각각 46위와 47위를 기록했다. 다른 글로벌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대표적인 도시인 부산과 서울의 순위는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표 1] 세계 스마트시티 순위(Smart City Index 2020)

순위 도시 등급 순위 도시 등급
1 싱가포르 AAA 26 로스앤젤레스 BBB
2 헬싱키 AA 27 샌프란시스코 BBB
3 취리히 AA 28 헤이그 BBB
4 오클랜드 AA 29 로테르담 BBB
5 오슬로 AA 30 토론토 BBB
6 코펜하겐 AA 31 예테보리 BBB
7 제네바 AA 32 홍콩 BBB
8 타이베이 A 33 하노버 BBB
9 암스테르담 A 34 더블린 BBB
10 뉴욕 A 35 덴버 BBB
11 뮌헨 A 35 보스턴 BBB
12 워싱턴 D.C A 36 시애틀 BBB
13 뒤셀도르프 A 38 베를린 BBB
14 브리즈번 A 39 피닉스 BBB
15 런던 A 40 버밍엄 BBB
16 스톡홀름 A 41 시카고 BBB
17 맨체스터 A 42 아부다비 BBB
18 시드니 A 43 두바이 BB
19 밴쿠버 A 44 프라하 BB
20 멜버른 A 45 마드리드 BB
21 몬트리올 A 46 부산 BB
22 함부르크 A 47 서울 BB
23 뉴캐슬 A 48 사라고사 BB
24 빌바오 BBB 49 바르셀로나 BB
25 BBB 50 텔아비브 BB

<자료> IMD‧SUTD, “Smart City Index 2020”, September 2020.


1. 스마트 교통을 혁신하는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2025년까지 디지털 사회 구축을 목표로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4년 “스마트 네이션 이니셔티브(Smart Nation Initiatives)”를 정부주도로 시작하였으며 2017년에는 성공적인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위해 약 17억 달러의 정부자금을 투입했다[5]. 싱가포르는 민간 영역의 참여가 부족한 초기 단계에 총리실 산하에 스마트시티 사업을 총괄하는 SNDGO(Smart Nation and Digital Government Office)를 설치하고 GovTech(Government Technology Agency)를 시행기관으로 두었다.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데이터에 기반한 도로교통 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마트 모빌리티 2030(Smart Mobility 2030)” 비전을 제시하면서 지능형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ITS)의 시작을 알렸다. 스마트 모빌리티 2030은 자율주행차, 오픈 데이터, 비대면 결제, 보안시스템, 클라우드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싱가포르는 [그림 4]와 같이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하여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축하는 동시에 수요자의 도로교통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로교통 수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여 최적의 도로교통 상태를 유지하는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교통 체계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2017년 12월에 설립된 싱가포르의 전기자동차 공유업체인 BlueSG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전기자동차 공유업체로 성장했다[6]. Scootbee는 세계 최초로 수요 기반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고객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시간과 날짜만 입력하면 전기스쿠터가 고객의 집 앞까지 스스로 주행해서 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 Land Transport Authority of Singapore

<자료> TechExplore

[그림 4] 싱가포르의 전기자동차 공유업체 BlueSG와 자율주행 스쿠터


2. 스마트 헬스케어의 리더, 런던

 2018년 사디크 칸(Sadiz Khan) 런던 시장은 “스마터 런던 투게더(Smarter London Together)” 계획을 발표했다. 런던시는 스마터 런던 투게더를 통해 5가지 주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5가지 주요 목표에는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More-user-designed services)”와 “도시 데이터의 새로운 활용(Strike a new deal for city data)”이 포함되어 있는데 런던이 데이터 허브의 성공적인 구축과 디지털 격차의 해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런던시는 다양한 스마트시티 사업 분야 중에서도 스마트 헬스케어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런던시는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시민들의 건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2017년 런던 스포츠(London Sport)가 설립한 스포츠 테크 허브(Sport Tech Hub)가 대표적이다.3) 지금까지 120개의 스포츠 테크 스타트업들이 스포츠 테크 허브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건강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그림 5]와 같이 Breathe happy는 실시간 요가 강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플랫폼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요가 자세에 대한 전문 강사의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 Good Fit은 고객과 개인 트레이너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통해 효과적인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료> Breathe Happy

<자료> Good Fit

[그림 5] 영국의 Breathe Happy 와 Good Fit

3) 런던 스포츠(London Sport)는 2014년 런던시의 지원 아래 설립되었다. 런던시민들의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 테크 허브는 스포츠 테크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사업을 돕는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프로그램이다.


3. 리빙랩을 이끄는 헬싱키

 핀란드의 헬싱키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스마트시티 사례로 지목된다. 특히, 헬싱키 도심 북동쪽에 위치한 옛 항구 도시 칼라사타마(Kalasatama)는 현재 세계에서 시민의 참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리빙랩(Living Lab)이다. 헬싱키시는 2014년부터 “스마트 칼라사타마(Smart Kalasatama)”를 추진하고 있다. 애자일 파일럿팅 프로그램(The Agile Piloting Programme),4) 리빙랩, 혁신가 클럽(Innovator’s Club)5) 등 다양한 스마트도시 인프라를 구축하여 현재 3,000명인 칼라사타마의 주민 수를 2035년까지 2만 5,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애자일 파일럿팅 프로그램과 혁신가 클럽의 특징은 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민간주체들의 이해도를 높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업의 참여가 정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데이터의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자료> AEC Business

[그림 6]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칼라사타마와 가상현실을 통한 풍향 분석

 헬싱키시는 [그림 6]와 같이 현실 도시의 모습을 가상세계에 그대로 옮겨 놓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6)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헬싱키시는 디지털 트윈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업과 시민에게 개방함으로써 또 다른 혁신적인 스마트시티 서비스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상세계에서 풍향을 분석하여 고층빌딩 신규 건설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서비스들이 검토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물리적 시스템의 구조, 맥락, 작동을 나타내는 데이터와 정보의 조합으로, 과거와 현재의 운용 상태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헬싱키시는 디지털 트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효율적으로 도시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자료> ForumViriumHelsinki

[그림 7] Home-on-Demand와 The Healthy Liveable Neighbourhoods 프로젝트

 또한, 칼라사타마는 시민과 기업들이 워크샵을 진행할 수 있는 칼라사타마 도시연구실(Kalasatama Urban Lab)을 제공하고 있다. 도시연구실을 이용하면 3D 모델링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실험해볼 수 있다. 칼라사타마는 학교, 사무실 등 민간시설을 대여하여 공유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슈퍼 플렉시 스페이스(super flexi-space) 리빙랩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Foller, Smart Waste, Nifty Neighbour, Tuup 등의 프로젝트가 애자일 파일럿 방식을 통해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그림 7]과 같이 친환경 도시 조성 사업(The Healthy Liveable Neighbourhoods), 드론 배송 프로젝트(Drone-as-a-service), 라스트마일 배송 프로젝트(Home-on-Demand) 등이 시민과 기업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4) 헬싱키시는 애자일 파일롯팅 프로그램(The Agile Piloting Programme)을 통해서 스타트업 혹은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칼라사타마에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있다.

5) 혁신가 클럽은 매년 4회 개최되는 칼라사타마 내 스마트시티 개발 플랫폼 지역 네트워크이다.

6)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으로,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기술이다.


4. 지속 가능한 에너지 도시, 취리히

 취리히는 “취리히 2035 전략(Strategies Zurich 2035)”을 발표하고 취리히가 당면하고 있는 도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스마트시티 조성이 있다. 먼저 취리히는 시민들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진행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00 Watt Society“ 프로젝트이다. 2,000 Watt Society 프로젝트는 취리히 시민이 1년간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5,000 Watt에서 2,000 Watt까지 줄이려는 취지에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서 취리히는 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Smart Building Management System)과 스마트 도로조명(Smart Streetlight)이 대표적인 예다.
 취리히에서 사용되는 약 40%의 에너지가 빌딩 관리에 소모되고 있다[7]. 취리히 당국은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간과 날씨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냉난방 시스템, 전력 장치, 조명 등 빌딩 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치들을 자동화해 효율적으로 건물 시설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리히는 스마트 교통 인프라(Smart Transportation Infrastructure)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 취리히 도로 곳곳에 스마트 도로조명이 설치되기 시작했다[8]. 스마트 도로조명은 차량이 지나갈 때만 전력을 사용한다. 도로에 차가 없다면 자동화된 시스템이 전력을 끊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한다. 이렇게 저장된 전력은 전기자동차 충전에 사용된다. 스마트 도로조명은 교통, 환경 등 주변 상황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스마트 도로조명은 공공와이파이로 사용되기도 하며 비어 있는 무료 주차공간을 찾아주기도 한다. 또한, 도로 위 쓰레기통을 비워야 할 때를 자동으로 알려줘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시키는 기능도 갖고 있다.

<자료> GreaterZurichArea

<자료> 2000-watt-society

[그림 8] 취리히의 스마트 도로조명(Smart Streetlight)과 2000 Watt Society 프로젝트

 취리히는 더 나아가 도시 곳곳에 그린시티(Green City)를 조성하고 있다. 그린시티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대부분 재생에너지로 확충된다. 소형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냉난방은 지하수를 이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도시구축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그 결과 취리히에서 사용되는 전기 에너지의 82%는 재생에너지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다[9].


 


IV. 국내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 및 시사점

 정부는 2019년 7월 15일 ‘제3차 스마트시티 종합계획(2019~2023)’을 수립하여 고시했다. 정부는 2016년 5월 스마트시티 사업정책 총괄부서인 ‘도시경제과‘ 신설을 시작으로,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 신설, ‘스마트시티 추진전략‘ 발표 등 제3차 스마트시티 종합 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제3차 스마트시티 종합계획에서는 과거 신도시에만 획일적으로 적용되던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국가 시범도시’, ‘기존도시’, ‘노후도시’로 세분화하여 단계별로 접근하였다. 국가 시범도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출한 선도 모델을 기존도시와 노후도시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시민의 체감을 높이기 위해 교통, 스마트홈, 환경 등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가령, 지능형 CCTV, 자율주행, 미세먼지 감지센서, 제로에너지빌딩 등 다양한 기술들이 후보로 선정되었다.
 정부는 시민이 스마트시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크라우드 펀딩, 리빙랩, 창업생태계, 스마트시티 표준화, 스마트시티 공식 홈페이지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기술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8~2022년까지 1,31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R&D”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2021년까지는 스마트시티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2022년부터는 상용화된 스마트시티를 국민들이 경험하게 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보다 시민들의 기대는 그 이상이다. 2022년을 목표로 스마트시티가 성공적으로 눈앞에 그려지도록 하기 위한 전략들이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스마트시티가 목표로 한 4대 변화는 모두 데이터의 수집-분석-활용을 전제로 한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원은 석유가 아닌 데이터인만큼,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해 데이터 허브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앞서 글로벌 스마트시티 구축 동향에서 살펴본 도시의 사례들은 모두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의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구축과 취리히의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통합 플랫폼을 통해서 시민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런던 또한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든 플랫폼을 기반으로 축적된 시민들의 건강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둘째, 디지털 트윈의 적용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현실 도시의 각 부문을 컴퓨터 속 가상도시로 구현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은 도시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평가된다. 헬싱키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도시 내 풍속을 분석하고 건물 설계를 사전에 테스트하고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는 사례는 디지털 트윈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셋째,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로 구현될 일상의 변화들에 적응하지 못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인 스마트시티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다. 변화가 눈앞에 그려지기 전에, 시민들이 그 변화를 충분히 인식하고 변화된 환경에 걸맞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런던과 헬싱키는 정부가 주도해 스마트시티 플랫폼 및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업과 시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시티가 불러올 변화의 과정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디지털 격차를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참고문헌 ]

[1] Arne Holst, “Spending on smart city projects worldwide from 2019 to 2025,” Statista, Apr. 22, 2020.
[2] Asit K. Biswas, Cecilia Tortajada, Martin Stavenhagan, “In an unbanizing world, shrinking cities are a forgotten problem,” World Economic Forum, Mar. 8, 2018.
[3] Naison D. Mutizwa-Mangiza, Ben C. Arimah, Inge Jensen, Edlam Abera Yemeru, Michael K. Kinyanjui, “Hot Cities: Battle-Ground For Climate Change,” UN HABITAT, Oct. 2011.
[4] WHO, “Air pollution and child health: prescribing clean air,” Oct. 29, 2018.
[5] THALES, “Singapore: The World’s Smartest City,” Sep. 24, 2020.
[6] Vulcan Post, “Racing To The Top: How BlueSG Became The World’s Second Largest Electric Car Sharing Service,” Dec. 10, 2020.
[7] Stadt Zurich Stadtrat, “Strategies Zurich 2035,” Nov. 2016.
[8] GreaterZurichArea, “Zurich expertise for smart cities around the world,” Dec. 20, 2019.
[9] GreenGlobe, “Green Globe Viewpoint: Switzerland’s Most Sustainable Cities,” Dec. 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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