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시작이 반이다’

마흔 살 경제적 자유 프로젝트 || 더퀘스트


글. 양원희

‘생각 실현가’ 이 책 저자의 직업란에 소개된 다소 생소한 직업이다. 이것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미 마흔 살은 넘었고 아들이 줄줄이 셋이나 있는 나에게 ‘마흔 살의 경제적 자유’는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늘 생각만 하고 행동은 못 하는 나에게 ‘생각 실현가’는 일종의 각성제 같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는 가슴을 쳤다. 아이들에게 늘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것이 마치 삶의 미덕인 것처럼 살아온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 지금과 다른 삶을 꿈꾸고, 생각하고, 실천하다
  •  책의 저자 박상태는 10년 넘게 부동산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그러나 이제는 평생직장이나 고용보장이 가능한 사회가 아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미래가 보장되지도 않는다. 회사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저자를 움직인 가장 중요한 생각은 이것이었다.
     “지금의 나를 바꾸지 않으면 1년 뒤에도, 3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현재와 똑같이 살고 있을 것이다.”
    50살을 대비하기 위해 저자가 정한 목표는 ‘경제적 자유’였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생각하고 실현하고’, ‘또 생각하고 실현하고’의 과정을 반복했다. 그리고 결국 3년 동안 상가 투자, 원룸 신축, 태양광 발전사업을 하며 목표한 월별 현금 수입을 만들고 퇴사했다.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펀드매니저였으니 가능했을 거야’라고 벌써 이 핑계 저 핑계 만드는 나에게 저자는 뼈 때리는 한마디를 던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늦었지만 파이어(FIRE)족
  •  그렇다. 늘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하고 싶은 것을 누르고, 하기 싫은 것을 꾹꾹 참아가면서 ‘미덕’이란 이름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현재를 산 건 아닌가 싶다.
     나보다 젊은 30대들은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이미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즉 FIRE 족이라는 이름으로 이른 은퇴와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의 30대를 돌아보니 세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느라 늘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던 것 같다. 어디 한번 나가려면 한 명은 띠에 메고, 두 명은 양손에 잡고 아이 만한 짐가방 하나 더 어떻게든 이고, 운동화 한번 제대로 못 신고 꺾어 신고 다녔다. 그렇게 육아의 시간은 지나갔고 이제는 아이들이 바빠서 얼굴조차 보기 힘들고, 일을 하려니 내가 서있는 곳은 위태롭다. 그때 조금 더 지혜로웠더라면, 그때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기 용품 하나 덜 연구하고 마흔 살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했으리라.
  • 지금까지 살던 삶과는 다른 삶을 꿈꾸자
  •  더 늦기 전에 50대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나는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 저자는 ‘3년 후 목표’를 정해보라고 제안한다. 3년은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10년이란 시간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1년은 이전과 다른 삶을 준비하는 데 짧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는 3년 뒤로 정하고, 1년 차 목표는 조금 낮게 잡길 권한다.
     특히 저자가 가장 공을 들여 이야기한 부분은 ‘목표 설정’이었다. 특히 목표는 숫자로 정해야 한다. 나는 늘 포괄적이거나 너무 거시적인 목표만 세우거나, 아예 목표가 없었다. 그저 현실에 정신없을 뿐. 그러나 정확한 수치로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명확한 데드라인을 정하고 나니 ‘절박함’이 생긴다.
  • 뭐라도 해라, 불평만 하지 말고
  •  ‘절박함’에 일단 실천에 옮기기 시작하니 간접경험보다 훨씬 와닿는 게 많다. 특히 저자의 제안대로 익숙한 집단 밖의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목표와 실천에 필요한 것들을 빼곡히 적은 메모를 하루에 세 번 이상 보면서 상기시킨다.
    작가는 위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분명 실행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하면서 경로를 수정할 수도 있고 잠시 쉬어가도 괜찮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작하는 게 맞다고 말이다.
     지금도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시간은 없고 ‘지금의 나’는 불만족스러운 당신에게, 다른 삶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생각 실현가’의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