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 에이트   |   저자 이지성   |   출판 차이정원 >

글. 양원희

  • 지금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 나은 기계인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것이다.
  •  섬뜩하고 무서운 말이다. 기계처럼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가까운 미래에는 설 곳이 없어지다니! 가까운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만 가도 이제는 사람 대신 기계가 주문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지금 유망한 직업들도 미래에는 없어지는 직업이 된다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며 나의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 이지성이 ‘에이트’하라고 말하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여덟 가지에 귀가 솔깃해진다.
  • 아직도 인공지능 시대가 먼 이야기처럼 들리는가?
  •  기쁨과 슬픔 같은 단순한 감정은 물론 혼란‧좌절‧고뇌 같은 인간 고유의 감정을 62가지나 얼굴에 드러내면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인간형 감정 지능 로봇 ‘소피아’를 개발한 핸슨 로보틱스의 설립자 데이비드 핸슨은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했다. “인공지능 로봇은 2035년에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앞지르게 될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2016년에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 근로자들이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인해 생계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앞으로 그 위험도는 계속 높아지니 이를 국가 차원에서 대비해야 한다.”
    지금 월 스트리트에서는 인간이 하던 일의 약 90% 정도를 인공지능이 하고 있다. 나머지 10%도 인공지능이 조금씩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2020년까지 개인 회생‧파산 재판에 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 실리콘밸리의 유명 사립학교에는 IT 기기가 단 한 대도 없었다.
  •  2011년 10월, <뉴욕타임스>에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HP 같은 IT 기업의 고위급 임원의 자녀들이 다니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사립학교를 취재한 기사를 보도했다. 놀랍게도 최첨단 IT 기기로 가득할 것 같았던 이 학교에는 IT 기기가 단 한 대도 없었다. 아이들은 종이책과 종이 노트로 공부하고 있었다. 이건 정말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나는 작은 정보 하나를 찾는 일부터 길을 찾는 것까지 모든 것을 스마트폰에 의지하고 있다. 기계에 종속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말한다. “IT 기기를 차단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IT 기기에 중독된다. 중독은 종속을 의미한다. 현재 IT 기기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은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자마자 인공지능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반면 IT기기를 차단할 줄 아는 사람들은 IT 기기를 접촉할 시간에 독서와 사색을 하고 예술과 자연을 접하고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교류하면서 자기 안의 인간성과 창조성을 발견하고 강화해갈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인공지능 시대에 저절로 리더가 된다. 인공지능은 기계에 종속되어 인간 고유의 능력인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상실한 사람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인 사람은 절대로 대체할 수 없다.” 그러기에 실리콘밸리의 부모와 학교는 중학교 1학년,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면 IT 기기를 허락하지만 그냥 주지는 않는다. IT 기기를 그저 도구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철학적, 수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그러면 IT 개념을 창조하는 기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분해해서 IT 기기의 작동원리를 탐구하고 이해하게 한다. 그리고 IT 기기를 사용해서 SNS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가 자신의 미래와 타인들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색하게 하고, 글로 쓰고, 토론하게 한다. 이는 새로운 IT 문화를 창조하는 기초적인 힘을 기를 수 있다.
    즉 실리콘밸리가 추구하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은 ‘인공지능을 차단하는 능력을 가진 나’, ‘새로운 인공지능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를 만드는 것이다. 하루 중에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끄고 독서를 하고, 사색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소통을 해보자. 인간이 가장 인간다워질 때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란 존재할 수 없다.
  • 몬테소리와 칼 비테 교육법
  •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한 교육법은 ‘몬테소리’와 ‘칼 비테’ 교육법이다. 몬테소리 교육의 핵심은 자유, 몰입, 성취다. 칼 비테 교육법은 칼 비테가 미숙아 또는 저능아로 태어난 자신의 아들에게 오늘날의 한국 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시켰고 그 결과 유럽을 대표하는 천재로 행복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교육법이다. 이 두 가지 교육법의 구체적인 방법은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두 교육법에서 집중한 것은 바로 ‘공감 능력’과 ‘창의성’이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어린아이로 돌아갈 때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인공지능은 ‘유년기’라는 것이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힘써 다시 아이가 된다면, 즉 어른이어도 유년 시절의 자기 자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수가 없다.
  • 인공지능에 대체될 수 없는 인간되기,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   "아무도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인공지능은 거의 인문학 분야에 속한다. 정말 인간의 지능과 인지능력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교수이자 구글 무인자동차 개척자 세바스찬 스런(2013년)의 말이다. 가장 과학적일 것 같은 ‘인공지능’이 거의 ‘인문학’이라니! 그렇다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간이 되려면, 기계가 대체 불가한 공감 능력과 창조적 사고를 가진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라는 명확하고 간결한 진리가 성립된다. 우리 밖에 있는 컴퓨터를 다루는 것보다 우리 안의 컴퓨터를 먼저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꼭 갖춰야 할 필수요건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