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아는만큼 보이는 세상’

< NFT 레볼루션   |   저자 성소라, 롤프 회퍼, 스콧 맥러플린   |   출판 더퀘스트 >

글. 양원희

아... 어렵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자마자 몰려오는 생각이었다.

애 낳고 키우면서, 일하면서, 삶의 파도를 넘으며 하루하루 사는 게 정신이 없으니, 애들 학교에서 나오는 가정통신문도 세 번 까지는 정독을 해야 해석이 된다. 그런 마당에 NFT라니! 솔직히 진짜 어려웠다. 그렇지만 놓을 수도 없다. 무인 계산기 앞에서 헤매는 노년도 아니고, 태어나자마자 디지털화 된 손가락과 두뇌를 타고나는 요즘 애들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내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쫓아가려면 부딪혀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이 책을 ‘나의 독서 리스트’에 넣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  아니 토큰? 아... 진짜 연식 나온다. 나는 버스 토큰이 먼저 떠오르는 세대인데, 토큰이라니?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니! 이건 또 뭐지?
     일종의 화폐 대용으로 쓰는 것을 토큰이라고 하는 것인데,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면 희소성은 높아질 것이고, ‘뭔가 돈이 되는 디지털 자산이구나’ 하는 이해의 단계까지 무사히 안착했다. 예를 들어 뉴욕 현대 미술관이 소장 중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그림이 우리 집 벽에도 걸려있다. 내가 참 좋아하는 그림으로 살 때 액자까지 한 십만 원 정도 주고 인터넷에서 구매했던 것 같다. 그러나 뉴욕에 있는 원본 그림은 세상에서 단 하나이며, 현실 세계에서 이 그림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 그림의 디지털 이미지를 인터넷에 검색해서 컴퓨터에 복사, 붙여넣기 하면 누구나 이 그림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디지털 상의 <별이 빛나는 밤에> 이미지는 가치가 없는 것이다. 무제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파일도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고, 단 하나의 원본을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이미지 같은 디지털 파일에도 가치가 생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원본을 내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불특정 다수에게 알릴 수 있는 것이다.
  • 생각보다 가까운 NFT
  •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삼성은 예전부터 알게 모르게 핸드폰 사면 가상화폐를 줬었다. 2019년도에 ‘클레이튼 폰’을 출시 할 때 클레이를 4,000개 줬고, 2020년도에 ‘위믹스 폰’을 출시 할 때 위믹스 2,400개를 줬었다. 클레이 가격은 요즘 4,000개 기준 1,000만원이 넘고, 당시 위믹스가 시가 300원대였는데 올해 1월 최대 13,000원까지 갔었다. 올해 갤럭시S 22를 사전구매하면 NFT를 준다고 해서 핸드폰만 6개를 샀다는 고수의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은 SNS에 직접 그린 그림을 올렸는데 NFT로 만들어 팔라는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생각보다 NFT가 일상 속에 가까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NFT를 좀 알고 나니 세상 속의 NFT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속한 지역 맘카페에서도 돈 버는 운동화를 플렉스(Flex) 했다는 글을 봤었는데, ‘그게 그 얘기였구나’ 이제 이해가 된다.
  • NFT의 빛과 그림자
  •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NFT작가들과 컬렉터들의 인터뷰였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전통 미술은 작가-갤러리-컬렉터의 유통구조였다면, NFT는 작가와 컬렉터 간의 직접 거래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신뢰구조를 가진 시스템이라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NFT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정말 다양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들도 게임 내 스킨을 NFT로 만들어서 사용자가 직접 소유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격 하락의 위험성은 꼭 감안하여 도전해야 하고, 과도한 관심과 기대로 과대평가 된 것은 조심해야 하며, 판매자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도 빼놓지 않고 조언했다.
  • 그렇다면 나는 NFT를 할 것인가?
  •  아직 잘 모르겠다. 두렵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다. 아직은 부동산이나 주식이 익숙한 옛날 사람인지, 뭔지 대충은 알겠는데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여러분들도 이 책을 통해 한번 고민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