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왜 야생동물은 비만과 질병이 없는가?)   |   사이몬북스 >

글. 양원희

“좋은 것만 드려요~~~”

한 시리얼 광고의 CM송이다. 인간이 참 어리석은게, 우유에 시리얼을 부어먹는 아침 한 끼가 건강한 한 끼라는 걸 의심해 본 적이 없다. 광고에 세뇌 당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왜 나는 그런 의심을 해본 적이 없을까?

  •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  다들 ‘다이어트’하면 떠오르는 것이 한 가지씩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칼로리 계산이, 누군가에게는 운동이, 누군가에게는 연예인들의 식단표가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1200만 부가 팔렸다는 이 책이 소개하는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은 무엇일까?
  • 왜 야생동물은 비만과 질병이 없는가?
  •  오호~그럴듯했다. 그러고 보니 야생동물이 뚱뚱한 건 못 본 것 같다. 안경을 쓰거나 보청기를 하는 야생동물도 없다. 인공심장이나 혈액투석기는 물론이다. 그러나 인간은 벌써 안경을 쓰는 어린아이들이 주변만 둘러봐도 얼마나 많은가. 벌써 도시 음식에 익숙해진 비둘기만 봐도 배가 많이 불렀다.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야생’에서 다이어트의 법칙을 찾았다. 야생동물들은 먹기 위해 살지 않는다. 살기 위해 먹을 뿐. 그런데 사람들은 다이어트가 끝나면 무엇을 먹을까를 늘 생각한다. 배고프고 괴로운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배고프게 만드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제시하니 일단 내 마음에 든다. 하루 두 끼냐, 세 끼냐도 따질 필요 없고, 칼로리 계산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를 때 먹지 않으면 된다. 대신 중요한 것은 수분이 많은 살아있는 음식, 과일과 야채를 조리 없이 먹는 것이다.
  •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
  •  영문법 공부할 때 자주 봤던 문장이다. 그만큼 사과 한 알이 주는 이로움을 드러내는 서양 속담이다. 반가운 사실은 과일의 당은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칼로리는 많이 가공되었거나 잘못 배합된 음식을 섭취했을 경우에만 문제가 된다. 수분함유량이 높은 음식의 질 좋은 칼로리는 체중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 체중을 줄이는 에너지를 공급할 뿐이다. 조리가 안 된 살아있는 과일과 야채, 그다음 중요한 것이 과일과 야채를 ‘언제 먹느냐’이다. 아침에 공복에 먹는 것이 제일 좋다. 가능하면 정오 전까지 과일과 야채만 먹는 것을 권한다.
  • 어리석은 인간은 몸의 외부만 씻는다?
  •  우리는 매일 샤워를 한다. 하다못해 차도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은 꼭 세차를 한다. 그렇다면 우리 몸의 내부는 어떤가? 평생 씻을 일이 없다. 독소와 노폐물이 얼마나 우리 몸에 쌓이고 있을까? 아침에 과일과 야채를 먹는 것은 우리 몸속을 샤워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묘하게 물이 비려서 물 마시는 것을 싫어하는데, 다행히도 수분이 가득한 과일과 야채만 잘 챙겨서 먹어준다면 일부러 물을 마시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단다. 자연주의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던 ‘헬렌 니어링’은 1주일에 겨우 한두 잔의 물을 마셨다고 했다. 매일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기 때문에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기 전까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했다.
  • 세상에 공짜는 없다
  •  솔직히 책을 다 읽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먹지 말고, 칼로리도 계산할 필요가 없대서 혹했는데,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과일과 야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이유는 저자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내가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유일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저자가 말한 것은 꽤 많았다. ‘한 번에 한 가지만 먹어라. 즉 과일, 야채 먹을 때는 과일, 야채만. 고기를 먹을 때는 고기만’, ‘우유를 마시면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간다’, ‘달걀에는 비소가 숨어있다’ 등등. 엄마의 뻔한 잔소리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그런데 나는 고기를 상추와 깻잎에 안 싸 먹을 자신이 없다. 세 아들 엄마로서 달걀 안 낀 반찬을 만들 자신이 없다. 부자가 되려면 불편함을 감수하라는 ‘존 리’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역시 건강과 날씬한 몸매, 투명한 피부를 원한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시작과 함께 다이어트를 계획했을 수많은 나의 동지들에게 한 번쯤은 읽어보길 권유한다. 정초부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알고는 있으되 나에게 필요한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한두 가지만 정해서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다.